유아들은 점토로 만든 흙물감과 먹물만으로도 예술을 만들어 냈다.
먹물이 더해진 흙물감, 새로운 표현의 시작
흙물감으로 주로 표현하던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먹물’을 건넸다.
짙고 깊은 먹물의 색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열어주었다.
아이들은 그 새까만 물감을 붓에 묻히며 말했다.
“선생님, 이건 밤색 같아요.”
“바다 같아요.”
먹물은 단순히 검은색이 아니었다.
때로는 짙은 배경이 되어 다른 색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고,
때로는 흙물감과 섞이며 새로운 색을 만들어냈다.
검정이 다른 색을 삼키는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미묘한 색의 층과 깊이가 생겨났습니다.
아이들에게 먹물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대비와 조화, 그리고 발견의 재료였다.
흙물감의 부드러운 갈색과 먹물의 선명한 검정이 만나면서
그림 속 이야기들은 한층 더 살아났다.



손가락에 흙물감과 먹물을 섞은 색을 바르다.

찍기를 통해서 새를 표현해 보다.
가루 발견- 예술과 과학실험의 경계선

“선생님, 점토 두개를 비비면 가루가 나와요”
이 아이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중’이 아니라
점토의 성질을 탐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건 미술이면서, 동시에 과학이다.

“손바닥을 비벼도 가루가 나와”
“어? 어디서 가루가 나오지?”

“작은 점토를 비벼도 가루가 나와”
“와 별가루다~”
재료와 마음이 만나는 자리
시간이 흐르면서 교실 안은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말보다 손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붓으로, 누군가는 손가락으로,
또 누군가는 가루를 내어가면서.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생각했어요.
“교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재료와 아이 사이를 연결해주는 사람이구나.”
그저 옆에 앉아 조용히 바라보는 일,
그게 이 시간의 가장 큰 역할인 듯 하다.

유아의 그림은 그려지는 순간도 아름답지만,
전시되는 순간에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전시는 아이들의 표현을 완성으로 이끄는 마지막 과정이자,
자신이 만든 것을 다시 바라보며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