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의 점토놀이 —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 탐구와 성취

점토를 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 나는 한 아이의 놀이 속에서 ‘탐구’라는 단어의 의미를 새삼 느꼈다.

나뭇가지를 세우다 — 탐구의 시작

그 아이는 커다란 점토 덩어리를 손에 쥐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하나 꽂았다.
그리고는 다시 다른 나뭇가지를 가져와 그 두 가지를 연결하려고 이리저리 궁리했다.

점토로 두 나뭇가지를 이어 붙이려 하지만, 균형이 맞지 않아 자꾸 쓰러졌다.
아이의 표정은 진지했다.
눈은 반짝이고, 입은 꼭 다물려 있었다.
무게 중심을 조절하며, 손끝으로 평형을 찾아가는 아이.

한 아이가 점토와 나뭇가지를 이용해 나무를 만들며 탐구하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잠시 고민했다.

‘지금 내가 도와줄까?
아니면, 이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게 둘까?’

결국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개입하는 대신, 마음으로 조용히 응원하기로.

잠시 후,
그 아이가 나를 향해 외쳤다.

“선생님! 됐어요!”

그 한마디에 아이의 성취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나도 안다.
그 순간의 환희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지켜보길 잘했다.
기다림이 아이의 ‘스스로 해냈다’는 자긍심으로 이어졌다.

점토로 이어 붙이는 세상

아이의 손끝에서 점토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었다.
그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게 해주는 도구였다.

그 아이는 점토의 끈적임과 무게감을 이용해 나뭇가지 사이를 감싸며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리고 이내 낙엽을 하나하나 붙이기 시작했다.
점토의 표면 위로, 알록달록한 잎사귀가 피어났다.

한 아이가 점토와 나뭇가지를 이용해 나무를 만들며 탐구하는 모습

나뭇가지에 점토를 이용하여 낙엽을 붙이는 아이

그 순간, 옆에 있던 친구가 다가와 말했다.

“나도 도와줄까?”

둘은 함께 가지를 붙이고, 낙엽을 올리며 하나의 나무를 만들기 시작했다.
협력 속에서 점토의 세계는 더욱 풍성해졌다.

쓰러진 나무,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의 나무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나는 마음이 철렁했다.

‘저 아이가 좌절하지는 않을까?’
‘지금 개입해야 할까?’

그런데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쓰러진 나무를 다시 세우려 애쓰기보다, 그 위에 점토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건 미끄럼틀이에요!”

순간, 나는 웃음이 났다.
무너짐을 실패로 보지 않고, 새로운 놀이로 전환시키는 유연함 —
그건 교사가 가르칠 수 없는, 놀이가 가르쳐주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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