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고 많은 초록들 — 아이들과 함께한 ‘초록색 탐구 놀이’

《세상에 많고 많은 초록들》 을 읽고 아이들과 다양한 초록빛을 탐구하려 가기

초록을 찾아 나서다

아이들과 《세상에 많고 많은 초록들》을 읽었다.

그리고 함께 ‘초록 모으기 산책’을 떠났다.

뜰, 운동장, 화단, 나무 아래…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주변의 초록을 찾아다녔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초록 주머니 속에 쏙쏙 담았다.

초록들을 분류하다

큰 천을 펼치고 아이들이 모은 초록들을 책상 위에 펼쳤다.

“우리 같은 색깔로 나누어 볼까?”

아이들은 자신이 모은 잎사귀들을 옆에 두고,
하나하나 비교하며 비슷한 초록색을 찾아 나누기 시작했다.

“이건 진한 초록이에요.”
“이건 연두초록이에요.”
“이건 햇빛 받은 초록이에요!”

그 작은 손끝에서 초록들이 모이고, 다시 흩어지고,
조금씩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졌다.

잠시 후, 펼쳐진 천 위에는
각기 다른 초록빛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숲처럼 펼쳐져 있었다.
어떤 초록은 깊고, 어떤 초록은 투명했다.
서로 닮았지만, 똑같은 색은 하나도 없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초록 무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와, 초록색 많다.”

초록을 이름 짓다

초록을 분류한 뒤,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초록 무리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누군가가 말했다.

“이 초록은 가시 같아요. 뾰족해서 ‘가시초록!’”

그 말이 시작이었다.
아이들은 초록의 색 뿐만 아니라 모양, 느낌을 함께 이름에 담기 시작했다.

“이건 체리 색이랑 닮았어요. 그래서 ‘체리초록!’”
“이건 잎이 커서 ‘큰초록.’”
“이건 진한 색이라 ‘진한초록!’”

누군가는 부드럽게, 누군가는 단단하게,
자신의 초록에게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초록이라는 하나의 색 속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세계를 발견하고, 그 세계에 이름을 붙였다.

이름을 붙이는 일은 단순히 부르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감정을 언어로 남기는 표현이었다.

아이들이 만든 초록의 이름 하나하나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과 마음의 빛깔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교실 안에는
‘가시초록’, ‘체리초록’, ‘큰초록’, ‘진한초록’…
수많은 초록들이 태어났다.

초록색을 만들어 보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물감으로 ‘나만의 초록색’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초록에 빨강과 노랑을 섞어보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파랑과 노랑을 섞어 새로운 초록을 만들었다.

어떤 아이는 물을 가득 넣어서 연한 초록을 만들었고,
또 어떤 아이는 진한 초록을 만들어
자신이 본 초록의 느낌을 찾아갔다.

아이들은 머릿속에 담긴 초록을 기억하며
색을 섞었다, 또 섞었다.

그리고 마침내,
팔레트 위에는 숲초록, 바다초록, 새싹초록, 이끼초록…
각자의 초록들이 피어났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초록으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다.
색이 겹치고, 번지고, 흐르며
또 다른 초록의 이야기들이 태어났다.

초록으로 그린 그림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초록색으로 그림을 그렸다.
누구는 숲을, 누구는 잎사귀를,
또 누구는 자신이 본 여름의 초록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들은 교실 밖 복도에 전시되었다.
햇살이 스며드는 그 길 위에서,
아이들의 초록들은 서로 다른 빛으로 반짝였다.

이제 아이들은 초록 계열의 색을
그냥 ‘초록’이라고만 부르지 않겠지.
세상에는 많고 많은 초록들이 존재한다는 걸
눈으로,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경험했으니까.

아마도 아이들은 자신이 지어준 이름처럼,
새로운 초록을 만날 때마다 또 다른 이름을 붙여줄 것이다.

‘이건 체리초록 같아요.’
‘이건 바람초록이에요.’

그 이름 속에는 색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만의 감정과 시선이 담겨 있다.

이 글이 마음에 드세요?

RSS 피드를 구독하세요!

댓글 남기기